대마까지 핀 CEO 논란...'위워크' 결국 상장 무기 연기
세계 최대 코워킹스페이스(사무실공유) 기업 '위워크'가 결국 증시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다.
블룸버그통신,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들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위워크가 지난 8월 중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기업공개(IPO) 신청 서류를 철회한다고 보도했다.
이날 위워크의 모회사인 더 위컴퍼니의 새로운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아티 민슨과 서배스천 거닝햄은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IPO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위워크는 올해 9월 증시에서 가장 기대되는 공모주로 꼽혔다.
하지만 막대한 부채와 기업 지배구조 문제와 공동창업자이자 전 CEO인 애덤 노이만의 방만 경영과 도덕성 문제 등이 노출되면서 상장 계획이 삐걱대기 시작했다. IPO 투자 설명서에 따르면 위워크는 작년 19억 달러(약 2조 3000억원)의 손실을 냈고, 올해는 상반기 동안 9억9000만 달러(1조 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노이만에 집중된 기업 의사결정 구조와 각종 구설수는 회사의 가치를 추락시키는 결정타가 됐다. 보도에 따르면 노이만은 자신의 호화로운 생활을 위해 회사로부터 시장 평균보다 현저하게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보유 주식으로 거액의 신용한도도 확보했다. 심지어 지주회사를 통해 'We'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위워크가 그에게 라이선스를 구매하는데 590만 달러(약 70억 7000만원)를 지불하도록 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외에도 가족 등이 회사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새로운 이사회 구성을 약속하고, 기업 지배구조를 재점검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문제로 지적된 CEO의 개인 사업 등도 수백만 달러를 상환하도록 해 투자자의 우려와 외부 비판에 대응하려고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회사에 대한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위워크에 대한 구글 검색을 분석해본 결과 회사에 대한 온라인 평가가 너무 부정적이기 때문에 광고로 이를 만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뉴욕 잡지 인텔리전스 뉴스 사이트가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노이만이 작년 이스라엘로 가는 전용기에서 대마초를 피운 사실들을 추가로 폭로했다.
회사에 대한 우려와 시장가치 하락은 이어졌다. 당초 470억 달러(57조 3500억원) 이상을 내다보던 회사 기업가치는 계속 급락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3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어 100억 달러(약 12조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는 9년간 운영한 총 자본금인 116억 달러에 못 미치는 금액이다. 결국 창업자인 노이만이 물러나고 새로운 CEO가 선임됐다.
앞서 차량호출회사 우버와 리프트 등 대표적 유니콘 기업도 수익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IPO 이후 기업가치가 크게 추락한 바 있다. 업계에선 위워크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구조적 문제를 상징하는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위워크가 상장을 무기한 연기하면서 주요 사업을 재점검하고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할 시간을 벌었지만, 유동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위워크는 올해 말까지 IPO를 통해 최소 3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하고, 60억 달러의 대출을 통해 신용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했다.
위워크의 파산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가운데, 비용을 줄이기 위한 구조조정이나 새로운 투자자 유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을 비롯해 위워크가 자회사를 매각하거나 전 CEO가 이용하던 개인 전용기를 판매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